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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만일 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최고의 법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 (야고보서 2:8)

제목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작성자 민귀식
작성일자 2023-07-15
조회수 6019
추천수 421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2023년 7월 16일

사자성어 가운데 "인명호피"(人名虎皮)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자로서 이 땅에 한 번 왔다가 주어진 사명을 다 감당하고 떠나갈 수밖에 없는 나그네요 순례자인데 떠나가면서 남길 수 있는 확실한 흔적은 삶의 궤적(軌跡)과 함께 주어진 이름 몇 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그 이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케도니아 왕으로서 전 세계를 정복하고자 했던 알렉산더대왕(Alexandros the Great)이 한 죄인을 앞에 두고 재판을 하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더대왕이 그 죄수를 향하여 "그대 이름이 무엇인가?"하고 질문을 했습니다. 이 질문을 받게 된 그 죄수는 알렉산더대왕에게 대답하기를 “예, 제 이름은 알렉산더입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바로 알렉산더대왕과 똑같은 동명이인(同名異人)이었던 것입니다. 그때 이 대답을 듣게 된 알렉산더대왕이 그 죄수를 향하여 명령하기를 “그대의 그 좋은 이름을 고치든지 아니면 그대의 행실을 고치든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서 엄히 경고했다고 합니다. 이 죄수가 가지고 있는 이름은 좋은데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잘못된 삶에 대한 엄한 질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름은 단순한 이름이 아닙니다. 내게 주어진 이름 이면에는 나의 인격과 나의 정체성, 나의 인간적 가치와 이미지가 담긴다는 것을 우리는 늘 기억해야만 합니다.

 

창세기 25장에 보면 야곱이 태어나고 고향을 떠났다가 많은 가족을 이끌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다가 32장에서 하나님이 보낸 천사와 함께 얍복강 나루터에서 씨름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천사의 질문을 받게 됩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이에 “야곱”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때 여호와의 사자가 말하기를 “네 이름을 이제 야곱이라 부르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부르라”(28절)고 말하게 됩니다. 왜 이름을 바꾸라고 말했을까요? 그 이유는 ‘야곱’이라는 이름의 의미가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야곱이라는 이름은 “속이는 자”, “거짓말쟁이”, “사기를 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좋지 못한 의미를 지녔기에 새로운 이름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은 "하나님과 씨름하여 이겼다"는 뜻으로 "인생의 승리자", “믿음의 승리자”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야곱과 같이 두 개의 이름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이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성도들에게 주신 새 이름은 “성민(聖民,신7:6)”이라는 이름과 “그리스도인(행11:26”이라는 이름과 “새로운 피조물(고후5:17)”이라고 하는 이름입니다. 이 새로운 이름, '성민'과 '그리스도인'과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이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면서 그 이름에 누(累)를 끼치지 안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27일 고려대 4학년 24살 이주용 군이 뇌사에 빠진 후 여섯 명에게 자신의 고귀한 장기를 기증하고 이 세상을 떠난 바 있습니다. 이 군은 4학년 1학기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식사를 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쉬는 가운데 쓰러졌다고 합니다. 이를 발견한 동생이 119에 신고하여 병원의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로 이어졌으며, 가족들은 다시 깨어날 수 없다고 하는 의료진의 마지막 말을 듣고 낙담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아들이 어디선가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 기증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이 군의 부모님이 말했습니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에 따르면 이 군은 서울아산병원에서 6명의 환자에게 심장, 폐, 간,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고인이 된 이 군은 2남 중 첫째로 태어나 밝고 재미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주위에 있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장기 기증을 위해 입원해 있었던 곳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기는 날, 병실 앞 복도에는 그를 기억하는 친구 20명이 찾아와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고 합니다. 이 군의 장기 기증 과정을 담당한 코디네이터는 “짧은 시간이지만 고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토록 깊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며 “이 같은 사랑이 새 삶을 살게 되는 수혜자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는 이 군의 모친은 마지막 가는 아들에게 이렇게 인사말을 남겼습니다. “엄마가 못 지켜준 거 미안하고 떠나는 순간은 네가 원하는 대로 된 것이라고 생각해. 사랑해 주용아”. 또한 이 군의 가족은 이 군이 쓰러진 날 몇 차례나 위기가 찾아왔지만 기증하는 그 순간까지 견뎌준 것이 고마운 일이라며 “그대로 떠나갔다면 견디지 못했을 텐데 이별의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어디선가 살아 숨 쉰다는 위안을 얻게 하신 하나님의 지키심에 감사한다”고 인사했습니다. (매일경제 강영운 기자 글 참고)

 


죽음은 모든 사람이 가는 마지막 길의 종점이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시발점의 관문입니다. 이 길을 걸어서 새로운 관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는 순례자의 길을 가는 자로서 그 마지막이 아름다운 사람, 그가 남긴 그림자에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복된 이름, 주변에 살던 많은 사람이 쓰라린 가슴을 치면서 안타까워 하며 눈물을 보일 수 있는 숭고한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의 남은 인생의 날수를 손꼽아 보면서 다시금 내 삶의 뒤안길을 돌아보며 옷매무새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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