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갈회옥(被褐懷玉)
2022년 10월 21일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보면 "피갈회옥"(被褐懷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존경받고 덕망있는 현인에 대한 표현으로 “밖으로 들어나는 겉 모습은 허름한 베옷을 입고 있지만 마음 중심에는 귀한 옥을 품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겸허히 낮추고 상대방을 섬기며 살기에 강한 사람으로 위대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노자선생의 가르침은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진정한 강함’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정 위대한 힘과 능력을 지닌 사람은 그 힘과 능력을 가슴속에 고이 품고 있으면서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는 겉으로 들어내 보이지 않습니다. 밝게 빛나는 보석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광채를 들어내면서 타인을 눈부시게 하지 않으며 자신을 겸손히 낮추면서 남을 높이는 사람이요, 자신을 비움으로 보배다운 보배를 더 많이 채워 능력의 깊이를 더해 가는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양대 명문사학 하면 꼽을 수 있는 대학이 동부 지역에 있는 "하버드대학교"와 서부 지역의 "스탠포드대학교"를 꼽는다. 이 두 대학교에 얽힌 잊혀질 수 없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허름한 옷차림을 한 노부부, 빛바랜 줄무늬 원피스와 올이 다 드러난 낡은 정장을 한 두 노인이 사전에 약속도 없이 "하버드대학교"총장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명문사학의 총장을 만나보겠다고 찾아온 노인들의 모습이 곱게 보일리 없었습니다. 비서는 총장이 오늘 하루 종일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그 노인들의 미팅을 한 마디로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애절하게 부탁하는 노부부의 간청을 외면할 수 없었던 비서는 만남을 갖게 합니다. 총장은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들을 만나는 것이 자신의 권위와 사무실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못마땅해 했지만 거절할 명분도 없었습니다.
먼저 부인이 총장에게 말을 합니다. “이 학교에 1년 동안 다닌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무척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후 잠시 눈시울을 적시면서 1년 전 불의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면서 오늘 총장을 만나기 위해 온 것은 캠퍼스 내에 그 아이를 위한 기념물을 하나 세우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때 총장은 감동으로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놀라움만 나타냈습니다. 노부부에게 대답하기를 “우리는 ‘하버드’에 다니다가 죽은 사람 모두를 위해 동상을 세울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 학교는 아마 공동묘지같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노부인이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아니에요. 총장님, 그게 아닙니다. 동상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를 위해 하버드에 건물을 하나 기증하고 싶어서 총장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총장은 아주 의아해 했습니다. “건물이라고요? 학교에 세워진 건물 하나에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나 하시는 말씀입니까? 하버드의 건물을 모두 짖는데 750만 달러 넘게 들었다고요.”
잠깐 말이 끊기고 총장은 내심 이제 돌아가겠거니 하고 기뻐하며 미소를 머금었습니다. 이때 부인이 남편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말을 했습니다. “여보 대학교 하나 설립하는 데 비용이 그것밖에 안 드는가 보죠. 이러지 말고 우리가 대학교 하나를 세우지 그래요.” 그때 남편은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 모습을 목격하게 된 총장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당혹감으로 일그러졌고, 두 내외는 말없이 일어나 캘리포니아의 '팔로 알토(Palo Alto)'를 방문하게 되었고, 아들의 이름을 붙인 스탠퍼드 주니어 대학교(Stanford Jr. Univ.)를 설립하였다가 지금의 "스탠포드대학교"(Stanford Univ)로 성장하여 오늘날 미국 서부 지역의 명문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같은 사연을 뒤늦게 알게 된 "하버드대학"에서는 학교 정문에 이런 글귀를 붙여 놓았습니다 .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또 하나의 실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조지 워싱턴(1732-1789)이 군대에서 전역을 하고 민간인의 신분으로 있던 여름날 홍수가 범람하게 되자 그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물이 넘치는 정도를 살펴보고 있는데, 육군 중령의 계급장을 달고 있는 군인 한 사람이 초로(初老)의 전역 군인인 워싱턴에게 다가왔습니다. “미안합니다만 제가 군화를 벗기가 어려워서 그러는데 제가 이 냇물을 건널 수 있도록 저를 좀 업어 건네주실 수 있을까요?” 워싱턴 장군이 대답을 합니다. “뭐!~ 그렇게 하시구려.” 이리하여 그 중령은 워싱턴의 등에 업혀서 냇물을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중령이 초로의 등에 업혀서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노인께서도 군대에 다녀오셨나요?” “네 다녀왔지요.”
“사병이셨습니까?” “장교였습니다.”
“혹시 위관급(尉官級)이셨습니까?” “조금 더 위였습니다.”
“아니 그러면 소령이었나 보네요.” “조금 더 위였습니다.”
“그럼 중령이셨군요.” “조금 더 위였습니다.”
“아니 대령이셨단 말씀이십니까?” “조금 더 위였습니다”
“아니 그럼 장군이셨네요?”
중령이 당황해서 “저를 여기서 내려 주십시오.”
“냇물을 건너기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소. 내가 업어 건네 드리리다.”
“노인께서는 그럼 준장이셨습니까? 혹시 중장이셨나요?” “조금 더 위였습니다.”
“최고의 계급인 대장이셨단 말씀이세요” “조금 더 위였습니다.”
냇물을 다 건너게 되자, 워싱턴이 중령을 바닥에 내려 놓았습니다. 자신을 업어 준 노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육군 중령은 그 텁수룩한 노인이 당시 미합중국의 유일한 오성장군(五星將軍)인 조지 워싱턴을 알아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의 외모를 보고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흔히 막노동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혹은 차림새가 조금 초라하다거나 몸에 걸친 의복이 다소 남루하다고 해서 사람을 낮추어 보고 우습게 보는 잘못을 범하기가 쉽습니다. 아주 값비싼 차를 타고 명품 브랜드를 자랑하는 옷을 입은 사람, 명품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보고 대단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보고 평가절하 하는 경향이 우리에게 없잖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 만일 너희 회당에 금 가락지를 끼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오고 또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 들어올 때에 너희가 아름다운 옷을 입은 자를 눈여겨 보고 말하되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 또 가난한 자에게 말하되 너는 거기 서 있든지 내 발등상 아래에 앉으라 하면 너희끼리 서로 차별하며 악한 생각으로 판단하는 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약2:1-4)하고 질책하시는 말씀이 있으며, 사무엘상16:7에서는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산천에 서 있는 각종 나무들이 저마다 고유한 옷으로 갈아입고 자신의 정체성을 들어 내고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가을 산을 더욱 더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겉으로 들어난 모습만을 보고 경솔하게 평가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그의 모습과 성품, 삶의 궤적(軌跡)과 열매를 보고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을 얻으며 "피갈회옥"(被褐懷玉)자세로 삶을 가꾸어 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