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
2022년 4월 9일
필자는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경남노회에 소속된 밀양의 모 교회라고 말할 수 있는 밀양교회를 섬기는 목사입니다. 경남노회에 이명을 와서 노회원 생활을 한 지 15년, 1년 6개월 전에 경남노회 부노회장 선거에 출마한 바가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많은 목사님들, 장로님들이 이번에는 “민 목사가 부노회장으로 출마를 해서 노회를 잘 섬겨주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기도하는 가운데 나보다 먼저 경남노회로 이명을 와서 부노회장 출마 조건을 갖추고 있는 목사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난 이후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고, 부노회장 출마 선언과 함께 본인이 섬기고 있는 밀양교회 당회와 밀양시찰회의 추천을 받아 등록하여 노회원들의 협력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전입 순서가 휄씬 빠른 한 목사님이 제가 양해를 구했을 때 두 번이나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던 분이 주변 사람들의 그릇된 정보와 선동에 의해 자신의 생각을 번복하고 출마하게 됨으로 뜻하지 않게 두 사람이 부노회장 자리를 두고 원치 않는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쟁이 제겐 많은 아픔과 상처가 되었으며, 먼저 양보하지 못한 것이 큰 후회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간발의 차이 4표차로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1년 6개월이 지나간 지난 2월, 노회에서는 지난 번 선거를 통하여 낙선을 하게 된 제(필자)가 노회원 누구나 출마할 것을 알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저보다 이명이 빠른 또 다른 노회원 목사님, 저의 신학교 5년 후배 목사님이 부노회장 출마를 모교 동문회 총회 석상에서 선언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소식과 동문들의 추천이 있었다는 잘못된 정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게 들려 왔으며 그 같은 소문을 듣고 심기가 편치 않았으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하는 생각 속에서 심사숙고하는 시간, 새벽마다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습니다.
인간적인 측면에 있어서 많은 화가 치밀기도 했고 주어진 현실이 미워지면서 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에 제 스스로 실망하게 되었고 그들과 다르지 않는 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그릇된 욕심에 종노릇하며 잘못된 삶을 살아오게 된 제 자신의 많은 부족과 어리석음에 대한 자책도 쉼 없이 가하기까지 했습니다.
제가 졸업한 작은 신학교 동문회에서 출마자 두 사람을 두고 경선을 한다는 카톡이 저의 신앙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같은 모교 선후배 사이의 목사들이 비본질적인 문제, 누구나 해도 되는 자리, 부노회장의 자리를 두고 세 대결을 하고 경쟁을 한단 말인가? 마음이 몹시 괴로웠으며 동문회 임시총회가 있는 그 전날 밤, 밤잠을 설치게 되었습니다. 만약 선후배 사이에 투표를 통해 세 대결을 할 경우에 승자와 패자가 분명 있을 것이고 승자는 웃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패자와 함께 패자를 지지했던 일부 동문회원들은 선거 결과로 인하여 동문회와 멀어질 수밖에 없고 동문회를 겉돌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동문회가 어려워 질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니 이 같은 방법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길을 결코 지혜로운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이 경선을 하는 것은 두 사람이 다 승리하는 길이 아니라 두 사람 다 죽는 길이요, 동문회가 아픔을 겪으며 어려워 질 수 있을 것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기수 이기주의와 지역 이기주의에 의한 투표를 통해 서로 경쟁과 숫자 대결로 후보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한 뜻이 이루어질 줄로 믿고 제비뽑기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다른 동문과 필자가 제의를 했더니 선거를 통해 패배할 것 같으니까 그 방법을 선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이미 결정해 놓은 방법이 있는데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필자는 동문회를 통하여 부노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방법도 사전에 반대했고, 더더구나 동문 선후배끼리 선거를 통한 경쟁의 승자가 부노회장 후보가 된다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동문회 임시총회에 참석하는 동문들에게 전화 한 통 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선거를 할 경우 돕고자 하는 동문들이 총회에 오려고 한 동문들까지도 오지 말라고 말을 해 놓은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그룹들이 사전에 준비된 각본대로 선거하는 방법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게 된 필자는 동문회의 하나 됨을 위해, 동문들의 연합과 결속을 위해 전체 동문들 앞에 제가 부노회장 후보로 5년 후배를 추천할 것을 제안했고 저는 이번 부노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며 노회원을 대표해서 참여해 오던 총회 총대로 갈 것과 3년 후에 후보로 출마할 것을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도 아팠지만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성령님의 선한 이끄심의 결과입니다. 성령님은 주의 공동체가 온전히 하나 되게 하시는 분이요 연합하게 하시는 분이요 화평케 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성령의 이끄심에 순종할 수밖에 없고 성령의 뜻에 자신의 뜻을 쳐 복종시킬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에베소서4:1-3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심을 힘써 지키라는 그 뜻에 아멘으로 화답하며 그릇된 짐을 다 내려놓았을 때, 내 마음의 평화는 물론 기쁘게 사역의 현장으로 돌아 올 수 있었으며 찾아온 잠자리가 안식의 처소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다 내려놓음은 평화와 기쁨이 찾아오는 행복의 첩경입니다.
동문회 총무가 문자를 보내 왔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단일화 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동문회 임원들이 인사 차 한 번 찾아가려고 하는데 시간을 내어 주시면 좋겠습니다.”하는 문자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문자를 보고 회신을 보낸 바 있습니다. “회장님과 총무님 그 외 임원들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혹 마음에 부담을 드렸다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들 사역의 현장 속에서 바쁜데 굳이 밀양까지 올 것 있겠습니까? 노회 때 보십시다. 000목사를 동문회에서 부노회장 추천하기로 했으니 잘 협조해 주시고 앞으로 우리 동문들이 서로 경쟁하고 싸우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하는 문자를 보내면서 갈등의 순간을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서12:21에서 말씀하시길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이 제 귓가에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욕망의 덩어리를 쉽지 않게 내려놓음으로 가볍게 믿음의 길을 걸으며 행복의 미소를 짓는 믿음의 순례자가 되길 오늘도 두 손을 고이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