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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만일 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최고의 법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 (야고보서 2:8)

제목 절망의 현장 속에서
작성자 민귀식
작성일자 2023-08-25
조회수 151
추천수 1

절망의 현장 속에서

2023818

세계적인 여성잡지로 널리 알려진 엘르(Elle)’의 편집장으로 준수한 외모와 뛰어난 말솜씨로 프랑스 사교계의 주목을 받았던 장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 1942-1995)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보비는 뜻하지 않게 199512월 초, 젊은 나이인 43세에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되었고 3주 후 의식을 회복하게 되지만, 몸 전신이 마비되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쓰러지기 이전에 유창하게 말솜씨를 자랑하던 그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손을 움직여 글씨를 쓸 수도 없는 심각한 장애를 입게 되었습니다. 시각과 청각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사지(四肢)가 마비된 상태로 왼쪽 눈꺼풀만 조금씩 움직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적 상태에 놓인 보비는 그래도 삶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정신을 새롭게 다잡고 자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깜빡거리는 눈꺼풀 신호를 자신의 보호자에게 보내면서 알파벳을 연결시켜 자신이 원하는 글을 한 자 한 자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한 문장의 글을 기록하는데 때로는 꼬박 하룻밤을 지새워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글쓰기를 이어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대필자에게 20만 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한 권의 책을 집필하게 되었는데, 그 책의 제목이 잠수종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동문선)라는 책입니다. 그는 힘들게 이 책을 출간한 이후 8일 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 도미니크 보비는 책의 서문에 이런 글을 남긴 바 있습니다. “나의 간절한 소원은 고이다 못해 흘러내리는 침을 삼키는 일입니다. 내가 만일 내 힘으로 흘러나오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이 고백은 자기 스스로 자신은 입안에서 흘러내리는 침까지도 쉽게 삼킬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자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들숨과 날숨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장애를 입고 절망적 현장 속에서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그는 50센티미터 거리에 있는 어린 아들을 보고도 따뜻하게 한 번 안아줄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동시에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와 목에서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에 오히려 아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고 했습니다. 그때 그는 건강의 복을 모르고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많은 아침을 생각하면서 죄스러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그는 잠수복을 입은 사람처럼 병마에 사로잡혀 불행한 신세, 절망적 상황이 되었지만 마음 만큼은 훨훨 날 수 있는 나비를 상상하며 삶을 긍정적으로 응답했습니다.

 

그는 원망과 불평 속에서 생을 마감하기보다는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감사하며 극한 고통을 감당했습니다. 보비가 고통스러운 상황, 절망적 현실 속에서도 감사함을 표현하며 삶을 긍정하며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호흡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비롯하여 가족들을 볼 수 있었으며, 비록 깜빡거리는 눈꺼풀 신호이지만 이 신호를 통하여 마음의 생각을 타인들과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요, 곁에서 늘 자신을 돌보아 주고 있는 사랑의 손길들과 자기 생각을 공유하며 알파벳 한 자 한자와 연결하여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자신의 마음을 담은 한 권의 책이 이 땅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보비의 이런 절망적 현실 속에 작은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가져 보았습니다. 나는 한 사람의 목사로 주님께 택하심을 받은 60대 중반의 사명 자로 지금까지 병원에 입원을 한 번 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주신 은혜와 건강함에 대하여 얼마나 감사의 삶을 살고 있었는가 하는 질문을 가져 본 바 있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호흡할 수 있는 들숨과 날숨을 경험함을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는가? 입 안에 고여있는 침을 자유롭게 넘김에 있어서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는가? 두 눈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두 눈꺼풀을 자유롭게 깜빡임에 있어서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는가? 두 손을 앞뒤로 자유롭게 움직임에 있어서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는가? 허리가 곱게 펴져 있고 두 다리의 활기찬 발걸음에 대하여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는가? 매일의 정한 시간에 일어날 수 있고 예배당에 가서 새벽기도회를 인도하고 하루 삼시 세끼 맛있게 식사하며 일상의 삶을 이어온 것에 대하여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는가? 하는 질문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한국교회에 잘 알려진 설교가 스펄전목사님(Charles Haddon Spurgeon, 1834-1892)은 감사에 대하여 이런 명언을 선포한 적이 있습니다. “별빛에 감사하는 자에게 달빛을 주시고, 달빛에 감사하는 자에게 햇빛을 주시고, 햇빛에 감사하는 자에게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주님의 은혜의 빛을 주신다.”라고 말한 바 있으며, 선지자 하박국은 자신이 기록한 소선지서인 하박국 3:17~18에서 감사에 대하여 이렇게 고백한 바 있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라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비록 절망적 현실에 놓일지라도 우리를 지켜 보시는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불평하며 원망하는 삶이 아니라 감사로 화답하며 삶을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지혜로운 자세, 성숙한 삶의 모습이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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