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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만일 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최고의 법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 (야고보서 2:8)

작성자 민귀식
제목 큰 느티나무 같은 사람
작성일자 2021-03-17
조회수 27
추천수 5

큰 느티나무 같은 사람

2020813

옛날 아주 오래 전, 뛰어난 체스 실력을 갖춘 백작이 있었는데 한 떠돌이 기사가 찾아와 백작과 체스를 한판 두기를 청했습니다. 체스를 좋아하는 백작은 기사의 청을 받아들였는데 기사는 체스의 승패에 따른 내기를 걸 것도 요청했습니다.

 

내기가 걸리면 승부가 더욱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백작은 그 기사의 요청도 받아들여 백작이 만약 이기면 기사의 말()을 가지기로 하고 기사가 이기면 한 달치 먹고 살 수 있는 식량을 주기로 하는 내기 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체스 대결은 먹이고 먹히면서 눈을 뗄 수 없는 힘겨운 진검승부였습니다. 체스에 몰입하여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더디어 게임이 끝나게 되었는데 그 기사의 체스 실력도 만만치 않았지만 마지막 결과는 백작의 승리로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즐거운 체스를 하게 된 백작은 내기에 걸린 기사의 말을 받지 않고 그냥 돌려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 진 기사는 백작의 뜻을 완곡히 거절하며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백작님. 사나이 대장부로서 제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기에 저는 약속대로 드리기로 한 말을 되돌려 받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승부에 작은 미련이 있다면 한 달 후 제가 다시 돌아와 백작님께 한 번 더 승부를 요청하겠습니다. 그때 제가 이기면 제 말을 되돌려 받겠습니다.”하고 겸손히 말했습니다.

 

백작은 그 기사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시간이 흘러 한 달이 지나고 난 이후 약속한 시간에 다시 찾아온 기사와 또 한 번의 내기 체스 승부를 겨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승부에서는 백작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기사의 뛰어난 실력으로 백작이 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한 달만에 엄청난 실력을 갖춘 그 기사의 실력에 백작은 감탄하면서 어떻게 이처럼 실력이 향상 되었는지 질문했습니다. 백작의 질문에 그 젊은 기사는 송구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실은 제 말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한 달 동안 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제가 가진 돈이 없어서 말을 안심하고 맡겨 둘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궁리한 끝에 체스를 좋아하신다는 백작님께 제 말을 맡겨두려고 이런 무례한 일을 벌였습니다. 백작님 정말 죄송합니다.”

 

그 지역사회 속에서 최고 명문가로, 최고의 권력자로, 절대적 힘이 지니고 있었던 백작을 농락하고 속인 일로 인해 큰 벌을 받을까 걱정하는 기사에게 백작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는 귀족인 나를 속였으니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하네. 그 벌은 나의 체스 친구가 되어 자주 찾아와서 나와 체스를 두는 것으로 하겠네. 자네만큼은 언제나 내게 찾아오는 것을 환영하겠네.” 그래서 그 기사는 백작의 좋은 체스 친구가 되었고 백작은 그 기사의 좋은 후원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주어진 현실은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지혜롭고 후덕한 사람은 주어진 그 현실을 긍정적으로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마음이 옹졸하고 편협된 사람은 그 현실을 부정적으로 편파적으로 생각하며 문제를 그러칠 수 있습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를 보면 최고의 지성과 실력을 갖춘 유명인사들과 대학교수들을 비롯하여 각 분야에 전문인들까지 온통 진영논리와 흑백논리에 사로잡혀 일반 민초들과 별반 다르지 않고 감정에 얽매인 채 편협된 사고, 동물적 행동, 그릇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한복음 8장에 보면 간음을 하다가 그 현장에서 사로잡힌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당시 예루살렘 종교지도자들인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하여 그 여인을 예수님 앞에 세워 놓고 질문하기를 모세는 율법에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하고 질문하게 됩니다. 그때 그 여인은두려움에 떨며 견딜 수 없는 수치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같은 질문을 받게 된 예수님은 허리를 굽혀 땅 위에 뭔가를 계속 쓰고 계셨고 그들에게 한마디 하시기를 너희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시면서 뭔가를 계속 땅에 쓰셨습니다. 그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예수님이 땅에 쓰신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쓰셨을까요? 예수님은 그 여인을 정죄했던 사람들의 죄상이 될만한 힌트를 하나하나 기록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자 그들은 슬그머니 하나 둘씩 그 현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아무도 그 자리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말씀하시기를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권면하시며 그 여인을 돌려 보냈습니다.

 

진정 현명한 사람, 후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언행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정죄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해하고 용서하며 넓은 가슴으로 포용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이 시대속에 꼭 필요한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요? 지혜로운 마음으로 넓은 가슴으로 우리 주변에 말못할 번민을 품고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웃과 형제를 위로해 주며 포용해 주는 사람이 아닐까요? 공자 선생이 쓴 논어 이인(里仁) 편에 보면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덕을 베푸는 사람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됨으로 외롭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마치 무더운 한여름 큰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 듯이 말입니다. 큰 느티나무와 같이 후덕한 사람, 넓은 가슴으로 포용해 줄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 정말 그리운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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